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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이야기꾼 '장산범' 허정 감독 [인터뷰]

2017/9/07 17:30
조회:2139

사진-장산범 스틸컷
2013년 영화 '숨바꼭질'로 560만 관객을 동원한 허정 감독이 다시 한번 괴담을 들고 찾아왔다. 이번엔 생활 속 괴담이 아닌, 괴수 장산범의 출몰이라는 민담설화로 시선을 돌렸다. 영화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리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일반적인 공포 영화는 시각적인 자극과 청각적인 자극을 적절히 결합해 관객들을 긴장감으로 몰아넣는데 '장산범'은 청각적인 자극에 훨씬 공을 많이 들인 영화다. 새하얗게 빛나는 털을 하고 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꾀어 잡아먹는다는 기묘한 짐승 이야기에서 허 감독이 주목한 것은 '소리를 흉내 내어 사람을 홀린다'는 대목. 인간의 약점을 파고드는 목소리를 내는 괴수에게 관객도 홀리고 만다. 

또 허 감독의 전작 '숨바꼭질'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숨바꼭질'에서 타인과 맞닿아 살아가는 도시인의 불안과 공포를 파고들었다면 '장산범'에서는 공포의 기운과 함께 염정아가 토해내는 모성애와 서늘하고 슬픈 드라마를 곁들였다. 완성도에 있어서 아쉬움을 남겼던 최근 한국 공포영화를 떠올린다면 '장산범'은 독특한 소재, 흡입력, 배우들의 호연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춘 영화다. 허정 감독을 만나 '장산범'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숨바꼭질' 이후 4년 만에 돌아오셨습니다. 사람들의 기대감이 커서 부담이 있을 것 같은데요.

전작 때문이 아니라도 부담은 있습니다. '숨바꼭질' 때랑 비슷한 것 같아요. 관객분들 반응도 궁금하고요. 부담이 되는 만큼 기대도 됩니다.

'숨바꼭질'과 마찬가지로 '장산범'도 가족 구성원을 둘러싼 사건이 발생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하지만 의도한 건 아닙니다. '숨바꼭질'은 집이라는 요소가 중요했기 때문에 가족이 들어간 거고요. '장산범'은 소리로 인간의 아픔을 건드립니다.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아플까'를 생각해보면 가족이 떠오르죠. 그래서 가족으로 설정한 거예요.

장산범 민담설화를 살펴보면 해당 괴수에 부여된 인격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사람이 목소리를 비롯해 자연 등의 소리를 따라하는 크리처일뿐이죠. 장산범을 인간으로 설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장산범 괴담에 관심이 생겼던 건, 소리를 흉내 내고 홀린다는 게 재미있어서였어요. 소리로 홀리는 것이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즉, 넘어갈 수밖에 없는 감정들을 건드려서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괴수의 비주얼이 부각이 되면 그냥 먹혔다는 느낌으로 많이 해석이 될 것 같아서 그렇게 설정했습니다. 그래도 괴수니까 그것을 반영하려고 뒷부분에서 많이 노력했어요.

'장산범'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부터 관객들은 오히려 괴수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할 거라는 기대가 크던데요.

장산범은 아직까지도 변주되고 있는 진행형인 괴담이에요. 창작자들마다 괴담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자기만의 버전으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생각했어요. 크리처물도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같은 이야기가 다르게 풍성해져서 나중에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그 쪽으로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만들 때는 그럴 거라고 예상을 못했어요. 그래서 죄송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연달아 스릴러 작품이자 괴담물을 만드셨습니다. 괴담에 유독 끌리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괴담이나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했어요. '공포특급'이라는 책 아시죠. 매일 읽었어요. 하하. 만드는 과정들이 재밌잖아요. 사람들의 입을 퍼져나가면서 조금씩 괴담이 변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 과정에서 개인이 무서워하는 부분이 무의식적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괴담은 그런 맛이 있어요.

영화 속에서 유난히 유기견과 벌레의 모습을 담은 장면이 많습니다. 특별히 주안점을 두고 연출한 부분인가요.

그 부분이 만드는 과정에서 덜 표현되어서 살짝 아쉽긴 해요. 개 장면은 여자애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상처받은 유기견의 정서가 관통한다고 생각했어요. 밖에서 유기견을 바라 보면 물 것 같은 무서움이 있지만 그들은 다가가려고 하면 움찔하고 피하려고 하잖아요. 그런 다양한 감정들이 여자애라는 캐릭터와 맞닿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벌레 같은 경우는, 무언가에 홀려서 끌려간다는 영화의 이미지와 비슷했어요. 벌레들은 불빛에 죽는 걸 알면서도 홀려서 가게 되잖아요.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었어요.
사진-장산범 스틸컷

영화의 엔딩이자 하이라이트 부분은 단연 동굴 시퀀스입니다. 장소를 선정할 때 동굴을 고려한 이유가 있나요?

어두운 곳에서 여기저기 소리가 들리잖아요. 그 때의 혼란스러움과 어두운 톤을 살릴 수 있는 곳이 어느 곳일지 고민했어요. 그리고 제가 신화 중에 좋아하는 게 '오르페우스 신화'에요. 그러한 이미지를 한 번 찍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굴로 선택을 했죠.

희연은 후반부에서 여자애의 진실을 알고도 외면하지 않는데요.

여자애의 과거도 있잖아요. 여자애도 본인이 원해서 그렇게 된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희연은 여자애와 함께 보낸 시간이 있으니까 정이 들었죠. 그래서 고민은 했을 것 같긴 해요.자기 딸까지 구해준 인물이잖아요. 그리고 이 여자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과 길을 알고 있으니까 믿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를 잊지 못하는 희연과 이를 만류하는 민호의 극과극인 성격이 돋보입니다.

상실감이라는 게 개인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사는 사람도 있는 반면, 나아진 사람들도 있죠.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고. 다양한 반응이 있을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무당 역이자 극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준혁의 굿 장면이 영화 '곡성'을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촬영은 '곡성'이 나오기 전부터 진행됐다고 들었는데, 비교에 속상하진 않았나요?

속상한 부분들도 있긴 했죠. 워낙 잘 만드셨잖아요. 그런데 저는 사실 되게 다른 색깔이라고 생각을 해요. 겹치는 부분들도 있지만 접근 방식이 아예 다르거든요. 크게 생각을 안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 그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사진-장산범 스틸컷

'장산범'을 이끄는 주역은 단연 염정아입니다. 날카로운 이미지 속에서 흘러나오는 처연함을 아주 잘 활용한 것 같은데요. 캐스팅을 제안했을 때 염정아의 반응은 어땠나요.

'장화, 홍련'도 그렇고 '카트' 때 보여쥔 선배님의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되게 무섭고 예민한데 표현력이 워낙 좋으시잖아요. 슬픈 감정들을 설득하게 만드는 연기력이 있으세요. 캐스팅 제안 받으시고 좋아하셨어요. 선배님이 실제로 어머니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공감이 잘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서도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아역 배우인 신린아도 결코 염정아의 기에 밀리지 않아요. 천재 아역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고 있는 상황인데요.

여자애 캐릭터는 다양한 느낌이 필요했어요. 어떻게 보면 무서워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불쌍해보여야 해요. 제가 린아를 처음 봤을 때 감정이 그렇게 뒤섞였어요.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니까 조금만 표정이 바뀌어도 감정이 다 바뀌더라고요. 생각하던 느낌과 어울렸죠. 또 린아와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말귀가 잘 통했어요. 연기 욕심도 강했죠.

염정아에 비해 남편으로 분한 박혁권의 역할이 어떻게 보면 평면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박혁권 선배님께 감사해요. 평면적 역할인데 하겠다고 해주셨잖아요. 희연이라는 캐릭터가 혼돈과 아픔에 괴로워하는 캐릭터인데, 상대역까지 내지르면 밸런스가 안 맞을 것 같았어요. 어쩔 수 없이 한 명은 다른 성격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죠. 사실은 되게 어려운 연기였는데 너무 티가 안 났어요.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해요.
사진-장산범 스틸컷

소리가 중요한 영화이다보니 후시녹음에 신경 쓰느라 꽤나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숨바꼭질'에 비해서 5배였죠.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이다 보니까 감정을 다 맞춰야 했어요. 준희 역할을 맡은 방유설이라는 친구가 린아의 대부분 대사를 다 했죠. 유설이가 연기를 되게 잘했어요. 그 친구가 고생을 되게 많이 했는데 지금 거의 드러나지는 못 하고 있잖아요.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죠. 유설이도 연기를 되게 잘했거든요.

관객들이 '장산범'을 어떻게 봐주면 좋겠나요?

본인들마다 느끼는 게 여러 가지면 좋겠어요. 아이와 희연의 입장에서 볼 수도 있고 장산범에 홀리는 것에 집중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색깔은 각각 다르니까요. 이 영화만의 색을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MAXIM 장소윤기자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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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장산범,영화,개봉,배우,연기,허정감독,감독,염정아,공포,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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