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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손흥민에 취해버렸다!

2016/12/02 19:38
조회:8953

사진-토트넘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상황이다. ‘Sonsational’ 손흥민이 연일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전 유럽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9월에서 10월로 이어진 5경기에서 5골 1어시의 맹활약. 지금의 기세만 본다면 메시, 호날두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단순히 애국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호들갑 떠는 건 우리보다 현지 언론이 더 하다. 손흥민은 영국의 ‘스카이 스포츠’가 매주 발표하는 ‘EPL 선수 파워 랭킹’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10월 첫째 주). 한국 축구의 영웅 박지성도, 분데스리가를 정복했던 카가와 신지도 이루지 못했던 일이다. 

그의 이름 아래 메수트 외질, 케빈 데 브라위너, 로랑 코시엘리 등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낯설고, 동시에 뿌듯하다. 낭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파워 랭킹 1위 등극의 흥분이 가시기도 전에 손흥민은 EPL 사무국이 선정하는 ‘9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었다. 역시 아시아 선수 최초의 기록. 조금 기대는 했지만 설마 했던 일이 정말로 이루어진 것에 손흥민 본인도 크게 고무된 눈치다. 그는 수상 직후 이뤄진 인터뷰에서 “꿈만같던 상을 받게 돼 믿을 수 없을 지경”이라며 감격했다.

손흥민의 활약은 단순히 골을 많이 넣은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는 팀의 주포 해리 케인, 중원의 살림꾼 무사 뎀벨레 등 소속팀 토트넘의 주전 멤버들이 돌아가며 부상에 신음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팀의 무패 행진을 이끌며 명실상부
‘에이스’로서 임무를 완수해냈다. 손흥민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우승권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었을 토트넘이다.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는 옛말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이다.

환골탈태한 손흥민. 사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손흥민이 이렇게 잘할 거라 예상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 기록(400억 원)을 기록하며 토트넘으로 이적했으나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군 면제가 걸려있던 리우 올림픽에선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우울한 여름을 보낸 손흥민이다.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불거진 분데스리가 이적설, 경쟁 포지션 선수의 영입 등 무엇 하나 좋은 소식이 없었던 손흥민이다. 여기에 선수 본인이 직접 감독에게 이적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하지만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팀을 떠나고 싶어하던 손흥민을 설득해 팀에 잔류시켰다. 자신의 시즌 계획에 손흥민이 있음을 어필해 이적을 만류했다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였다. 2016년 9월 10일, 시즌 첫 리그 출전 경기였던 스토크 시티 전에서 손흥민은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보이며 2골 1어시를 기록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다. 혹여 부진한 모습을 보이다 교체되는 것은 아닐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팬들은 환골탈태한 손흥민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과감한 슈팅, 자신감 넘치는 돌파와 드리블 등 분데스리가에서 한창 활약하던 시기의 몸 상태를 되찾은 손흥민은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도 기복 없는 모습으로 절정의 경기력을 보였다. 

단순히 ‘국뽕’이라 깎아내릴 수준을 아득히 초월해 유럽 전체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기록하는 월드 클래스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지난 시즌, 아니 당장 올 여름까지만 해도 최악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독일 무대복귀를 고려하던 손흥민. 그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손흥민은 지난 시즌 ‘족저근막염’에 시달렸다. 족저근막이란 발바닥의 중앙을 평평하게 받치는 인대를 말하는데, 이곳에 부상이 생길 경우 엄지발가락을 펴거나 발 앞꿈치를 들 때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 발이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축구선수, 특히 빠른 스피드를 기반으로 한 돌파가 장점인 손흥민에겐 더욱 치명적인 질병이다. 하지만 최근 손흥민의 경기 모습을 살펴보면 부상에서 벗어나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알 수 있는데, 본인의 장기인 스피드가 살아났고 경기 당 전력 질주의 횟수도 급격히 늘었다. 족저근막염의 회복 기간이 최소 6개월임을 감안했을 때 작년 10월 당했던 부상이 완전 회복된 것으로추정된다. 

손흥민은 넓은 공간에서 직선적으로 움직일 때 진가를 발휘하는 공격수다. 하지만 작년 시즌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측면 자원으로 두지 않고 중앙에서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을 지원 사격하는 2선 공격수 역할로 사용했다. 이게 문제였다. 손흥민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정쩡한 위치 선정을 반복하다 교체 당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자신감은 떨어지고, 벤치를 달구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손흥민 사용법을 완전히 숙지한 포체티노는 손흥민을 완전한 측면 자원으로 분류하고 스피드를 살린 직선적인 움직임을 주문했다. 결과는 대성공. 손흥민은 측면 라인을 따라 달리며 상대팀 측면 수비수를 신나게 파괴(?)하는 중이다. 역시 사람은 본인이 잘하는 걸 해야 된다니까?

토트넘은 젊은 팀이다. 선수단 평균 연령이 리그 전체에서 가장 낮다.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토트넘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한다. 무섭게 몰아붙이는 젊은 피(?)의 기세를 제어하지 못하는 상대는
별 저항도 못 해 보고 속절없이 무너진다. 선수단의 젊은 나이에 기반을 둔 이 우월한 체력은 토트넘이 지닌 가장 확실한 장점이다. 

장점만큼이나 확실한 단점도 있다. 선수단의 경험 부족으로 인한 미숙한 위기대처 능력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팀이 어려운 경기를 할 때 갈수록 흐름이 꼬이는 경향을 보인다. 어린 선수들이다 보니 평정심을 잃기 쉽고 내가 해결하겠다는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잦기 때문인데, 토트넘이 작년 시즌 막판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이유 중 하나로 이 점이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올 시즌 토트넘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팀의 주축 선수들이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일까. 선수들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늘었다. 내가 해결하기보단 잘하는 동료에게 몰아주자는 분위기가 생긴 것이다. 이런 흐름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손흥민이다. 그를 향한 동료들의 패스가 수치상으로도 크게 늘었다. 평소 붙임성 좋기로 소문난 손흥민이 비슷한 또래의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변화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감독과 팬, 동료들 모두가 ‘믿고 쓰는’ 존재가 된 손흥민이다. 축구에는 ‘크랙(Crac)’이라는 표현이 있다. 영어 단어 Crack에서 파생된 스페인어로, 홀로 경기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선수에게 쓰는 말이다. 현존하는 선수 중 크랙으로 불리는 선수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다 실바, 가레스 베일 등이 있다. 언급한 선수의 면면을 살펴본다면 알 수 있겠지만, 크랙이란 칭호는 몇 경기 잘한 정도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최소 한 두 시즌은 리그 전체를 대표할 만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만이 이 영광스런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아직 크랙의 수준까지는 오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함부르크, 레버쿠젠 그리고 지금의 소속팀인 토트넘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성장하고 발전을 거듭해온 그다. 타고난 재능에 투쟁심과 야망, 성실함을 원동력 삼아 정상을 향해 전진 중인 손흥민. 단언컨대 우리는 새로운 크랙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다.

MAXIM 이슬기기자 press@maxim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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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손흥민,축구,축덕,토트넘,선수,운동,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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